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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아들과 4년 대학생활 함께 한 ‘위대한 어머니’

삼척시사회복지협의회 0 6,785 2011.02.0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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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들과 4년 대학생활 함께 한 어머니께 '위대한 어머니 상' 수여 
 11일 한남대 졸업하는 뇌병변장애2급 안지형씨와 어머니 윤경애씨의 감동스토리 
 2001년 10월 어느 날 밤 횡단보도를 건너던 당시 충남 계룡시 용남고 1학년생 안지형(26) 씨를 과속으로 달리던 승용차가 들이받았다. "쿵!" 소리와 함께 그는 37미터를 날아가 떨어졌다. 병원으로 긴급 후송된 안 씨는 3개월 동안 의식이 없는 혼수상태였다. 병원에서는 "살아난다고 해도 식물인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 씨가 오는 11일 한남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 학사모를 쓴다. 기적과도 같은 이 드라마의 뒤에는 어머니 윤경애(52, 대전 중구 오류동 삼성아파트) 씨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다. 뇌수술 2회를 비롯해 수많은 수술을 받고 살아났으나 뇌병변장애 2급의 장애인이 된 아들에게 그녀는 병원에서부터 공부를 시키기 시작했다. 걷지도 못하고 팔도 잘 쓰지 못하고, 말도 어눌해진 안 씨는 학교로 돌아갈 수 없었고 이제 공부와의 인연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10대 소년이었던 그에게 삶을 비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어머니 윤 씨는 이런 아들에게 한자 책을 주고, 노트북을 사주고 계속 공부를 하도록 독려했다. 그것이 바로 재활치료라고 생각했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사람에게 치유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앞으로 사람들과 어울려 사회생활을 할 수 있지 않겠어요?" 
 2005년 무려 4년간의 입원 재활치료를 피나는 노력 끝에 마치고 안 씨는 휠체어를 타고 병원을 나섰다. 하지만 고교에 복학하는 것은 포기했다. 장애인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검정고시로 고교 졸업자격을 얻었고, 이어 안 씨와 어머니는 대전의 대학교들을 직접 방문해 장애인시설 등을 살펴본 뒤 2007년 3월 한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이후 어머니와 아들은 4년 동안 등하교를 같이 했다. 다행히 대전시의 장애인 콜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서 교통문제는 해결이 되었다. 그러나 전동 휠체어를 타도 강의실 의자에 앉기까지 어머니의 부축이 필수적이다. 또한 필기가 다른 학생들처럼 빠르지 않기 때문에 어머니가 과제 등 중요한 내용을 아들을 위해 적어주기도 했다. 
 안 씨가 전공과목들을 들어야 할 사회과학대학 2층 강의실들은 휠체어를 타고 출입할 수 있었다. 교양과목은 공대, 이과대, 문과대 등 승강기가 설치되어 있거나 휠체어 출입이 자유로운 강의실들에서 주로 들어야 했다. 처음에는 친구들을 사귀기 어려워 외톨이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MT도 함께 가고 식당에 밥도 같이 먹으러 다니면서 점점 친해질 수 있었다. 선후배들은 강의실에서 안 씨를 부축해주고 학업을 도와주기도 했다. 
 안 씨는 사회복지사 2급, 워드프로세서 2급, 요양보호사 자격증 등을 취득했고, 지금도 각종 자격증에 도전하고 있다. 그의 꿈은 사회복지시설에 취업해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는 것이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이유도 그래서이다. 또한 글쓰기를 좋아해서 소설이나 게임 시나리오 등을 써보고 싶다고 했다. 안 씨는 "한때 내가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도 했지만 이제는 나보다 어려운 사람도 많은 사실을 깨달았다"며 "육체적인 도움이 아니라 그들을 정신적으로 도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졸업이란 기적을 이룬 그는 이제 제2의 기적을 꿈꾼다. 어머니의 부축을 받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걷는 꿈이다. "장애가 없으면 물론 좋겠지만, 없을 순 없으니 그걸 받아들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어머니 윤 씨도 장애인 가정들을 위해 조언을 했다. "더 나아질 수 있는데 재활노력이나 공부를 포기하는 젊은 장애인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남보다 더디어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한남대학교는 11일 오전 10시30분 교내 성지관에서 개최하는 2010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윤 씨에게 '위대한 어머니 상'을 수여한다. 또한 이와 별도로 사회복지학과는 윤 씨에게 명예졸업장을 드리기로 했다. 이 명예졸업장은 아들 안씨가 4년간 대학생활을 함께 하다시피한 어머니에게 드리는 깜짝 효도선물로 학과에 요청해서 성사된 것이다. 
 윤송이/인터넷 경향신문 대학생 기자(웹場 baram.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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